선우복단
노예에서 관리직으로
복단은 노예로 들어왔습니다. 몇 해 뒤에 평민이 됐고, 그다음에는 무리 하나를 맡는 관리직이 됐습니다. 하필 그 무리가 예전에 복단이 끼어 있던 무리였습니다. 지금은 아침마다 옛 동료들 앞에 서서 그날 할 일을 나눠 줍니다.
무너진 문명이 남긴 행성에서 정착지를 키웁니다.
커지면, 들킵니다.
개발 중인 게임이라 내용은 바뀔 수 있습니다. 이 페이지의 그림은 전부 컨셉 아트입니다.
엠버허시는 콜로니 시뮬레이션입니다. 세 사람이 낯선 행성에 떨어지는 데서 시작하죠. 첫날엔 비를 피할 지붕부터 세워야 하고, 이튿날엔 누가 밭을 갈고 누가 사냥을 나갈지 정해야 합니다. 여기까지는 이 장르를 해 본 분이라면 익숙할 겁니다.
다른 건 그다음부터입니다. 이 세계에는 네 가지 힘이 남아 있습니다. 기계로 몸을 바꾸는 사이버네틱스, 생명을 빚어내는 바이오테크, 마음으로 세상을 읽는 사이오닉스, 그리고 대가를 치르고 미지와 거래하는 주술. 어느 쪽을 파느냐에 따라 정착지의 모양도, 거기 사는 사람들의 삶도 달라집니다.
새로 들어온 사람은 시민·평민·노예 가운데 하나가 됩니다. 정착지는 다 같이 나눠 먹는 마을이 될 수도, 노예를 부려 창고를 채우는 곳이 될 수도 있는데, 게임은 어느 쪽이 옳은지 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착지가 커질수록 누군가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폐허 속에 잠들어 있던 기계, 별 너머에서 냄새를 맡은 약탈자. 잘 사는 것이 곧 표적이 되는 세계에서 어디까지 커질지는 당신이 정합니다.
정착지에 사람이 스무 명쯤 모이면 한 명씩 일일이 시키는 게 불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무리로 묶어 두고, 몇몇만 따로 빼서 직접 키웁니다.
아직 이름도 모르는 다수가 백성입니다. 한 명씩 챙기지 않고 무리에 넣기만 하면 그 무리 시간표대로 움직이죠. 시간표 칸은 노동, 공부, 전투 훈련, 놀기, 먹기로 나뉘어 있고, 어느 칸을 많이 채웠는지가 그대로 그 무리의 실력이 됩니다. 훈련 칸에 세워 둔 무리는 몇 달 뒤에 전사가 되어 있고, 밭에 세워 둔 무리는 농부가 되어 있습니다. 급하면 밭일하던 무리에게 창을 쥐여 줘도 됩니다. 물론 그동안 밭은 비어 있습니다.

당신이 이름까지 외우고 있는 사람은 몇 명 안 됩니다. 이 몇 명한테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훈련할지 직접 지정해 줍니다. 공부와 훈련에 시간을 몰아 주면 나중에 나머지와 차이가 크게 벌어지죠.
어느 날 이름도 없던 백성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불난 밤에 혼자 물통을 끌고 왔다든가, 습격 때 끝까지 문 앞에 서 있었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그때부터 그 사람은 이름을 얻습니다. 이름은 당신이 직접 지어 붙여도 됩니다.

관리직은 당신 손을 대신해서 무리 하나를 굴리는 사람들인데, 당신은 이들을 절반만 압니다. 이름을 외운 몇 명은 속속들이 알지만 관리직이 어떤 사람인지는 일부만 보이거든요. 누구를 그 자리에 앉힐지는 그 상태로 정해야 합니다.
무리마다 다스리는 방식도 따로 고를 수 있습니다. 공포로 누르면 관리직이 특별히 유능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섭기만 하면 일이 돌아가고, 처우에 드는 비용도 적게 듭니다. 대신 그 무리 안에는 원한이 쌓입니다. 유능한 관리직에게 맡기면 사람들이 알아서 움직이는데, 이쪽은 좋은 관리직과 괜찮은 처우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착지에 새 사람이 들어오면 어느 계급에 넣을지부터 정합니다. 시민, 평민, 노예 셋 중 하나죠. 한 번 정하면 끝나는 신분은 아닙니다. 일을 잘하면 위로 올리고, 사고를 치면 아래로 내립니다. 계급이 바뀌면 속한 무리도 같이 바뀌고, 무리가 바뀌면 하루 시간표가 통째로 달라집니다.

노예에서 관리직으로
복단은 노예로 들어왔습니다. 몇 해 뒤에 평민이 됐고, 그다음에는 무리 하나를 맡는 관리직이 됐습니다. 하필 그 무리가 예전에 복단이 끼어 있던 무리였습니다. 지금은 아침마다 옛 동료들 앞에 서서 그날 할 일을 나눠 줍니다.
공포로 다스리는 관리직
스카른은 무리를 맡자마자 처우부터 깎았습니다. 아무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아무도 늦게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원한은 그 무리 안에 그대로 쌓였고요. 그런데 생산량이 잘 나오니, 당신은 스카른을 그냥 두게 됩니다.
일에서 빼 훈련에 몰아준 사람
세리아는 손이 빨라서 창고 일을 거의 혼자 해냈습니다. 당신은 그 하루에서 창고 일을 빼고 전투 훈련만 남겼습니다. 그해 창고는 눈에 띄게 덜 찼죠. 약탈자가 담을 넘어 들어온 밤, 그 손해를 따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느 날 이름을 얻은 백성
불이 났을 때 물통을 끌고 달려온 사람이 누구인지 당신은 몰랐습니다. 그때까지는 그냥 머릿수 중 하나였으니까요. 다음 날 이름을 물었고, 그날부터 세무드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그 밤에 움직인 게 정말 세무드 하나였는지는 지금도 모릅니다.


기계로 몸과 물건을 만들고 고치는 힘
폐허에서 캐낸 부품을 뜯어보고, 모자란 부품은 손으로 깎아 맞춥니다. 그렇게 팔은 크롬 팔로 바꾸고 눈은 기계 눈으로 갈아 끼우죠. 대가는 돈과 약간의 인간성입니다. 돈이야 다시 벌면 됩니다.
크롬 팔뚝이 열리며 미사일이 튀어 나가고, 약탈자가 숨어 있던 바위가 통째로 날아갑니다. 혼자 움직이는 기계를 만들어 두면 일꾼들이 잠든 밤에도 폐허에 나가 부품을 캐 오고요. 기계는 만든 사람이 죽어도 남아서, 네 가지 힘 중에 이 힘이 제일 오래 버팁니다.
손이 익으면 사람이 올라타는 전투 기계까지 세웁니다. 그 위에 오른 이주민 하나가 정착지 앞까지 몰려온 약탈자 무리를 한 번에 쓸어 냅니다.

생명을 재료로 쓰는 힘
실험대에 산 사람을 눕혀 몸을 다시 짜고, 배양 통에서 새 생명을 기릅니다. 대가는 누군가의 몸으로 치르고, 그 누군가는 대개 옆 침대 사람이나 다음 세대입니다. 실험을 시킨 사람 차례는 좀처럼 오지 않습니다. 병이 새어 나가 정착지가 한 철 만에 텅 비는 해만 빼면요.
싸움이 붙으면 길러 둔 괴물의 우리 문을 엽니다. 뛰쳐나간 놈이 앞장선 약탈자를 방패째 물어 담 너머로 던지면, 뒤에 선 무리는 알아서 흩어지죠. 다친 사람은 꿰매 일으키고, 개량한 씨앗과 가축으로 곳간을 채웁니다.
끝까지 가면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키와 근력, 앞으로 견딜 병까지 골라 빚습니다. 그 아이가 자라면, 약탈자가 내리찍는 도끼를 맨손으로 붙잡는 전사가 됩니다.

마음으로 세상을 읽는 힘
밭을 매던 노인이 호미를 내려놓고 고개를 듭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먼저 본 겁니다. 대가는 세월입니다. 이 노인도 젊을 때는 밭에 코빼기도 안 비쳤죠. 어릴 때부터 앉아서 수련하느라 바빴거든요.
상대가 발을 떼기도 전에 노인의 칼끝은 이미 목 앞에 가 있습니다. 총을 겨눈 적에게는 날아오는 총알을 쳐 내며 그대로 걸어 들어갑니다. 싸움이 없는 날에는 마주 앉은 사람의 속셈을 말보다 앞서 읽어, 거짓말을 그 자리에서 가려냅니다.
오래 닦은 사람은 약탈자들이 어느 고개를 넘어올지 미리 봅니다. 무리가 고갯마루에 올라섰을 때, 칼을 든 노인 하나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과 거래하는 힘
주술사가 한밤중에 나가서 무언가와 거래를 하고 돌아옵니다. 원하던 것은 얻었고, 대가는 아직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꽤 남는 장사죠. 미룬 대가는 사라지지 않고, 다음번에 맨 앞으로 불려 나가는 건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거래가 통하면 약탈자 무리가 멀쩡한 길에서 길을 잃습니다. 해 질 녘까지 같은 언덕만 맴돌죠. 그래도 기어이 찾아온 우두머리는 저주를 받아 칼 한 번 못 휘두르고 쓰러집니다. 주술사는 돌림병을 멎게 하고 가문 밭에 비를 부르기도 합니다.
숲을 떠돌던 무언가를 불러내 정착지 편에 세울 수도 있습니다. 약탈자들이 밤에 담을 넘으면, 보초가 나서기도 전에 그것이 하나씩 어둠 속으로 끌고 갑니다.
돌과 뼈만 들고 시작할 수도 있고, 이미 사람이 모여 사는 마을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옛 문명이 남긴 장비를 들고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돌과 뼈로 시작합니다. 한동안 상대할 건 굶주림하고 이웃 부족 정도입니다. 기계는 하나도 없지만 주술과 사이오닉스는 이때도 씁니다.

사람이 이미 여럿 모여 사는 마을에서 시작합니다. 쇠를 다룰 줄 알고 밭도 갈 줄 압니다. 여기서는 굶주림보다 사람 사이의 규칙이 더 큰 말썽이고, 쳐들어오는 쪽도 짐승이 아니라 영주와 도적입니다.

옛 문명이 남긴 기계를 쓰면서 시작합니다. 대신 그걸 만들 줄은 모릅니다. 남은 부품이 하나씩 줄어드는 동안 만드는 법을 다시 알아내야 합니다.

정착지는 사람 몇 명으로 시작합니다. 집을 올리고 밭을 넓혀 가다 보면 별 너머의 약탈자들이 하나둘 찾아오죠. 마지막에는 그들이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그 총공세를 막아 내야 이 행성을 벗어나 가까운 우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이주민들이 떠나온 고향 열여섯 곳이자, 당신의 정착지가 닮아 갈 수 있는 열여섯 가지 사회입니다. 노예를 부려 창고를 채우는 곳도 있고, 기업이 법이자 병원인 곳도 있습니다. 어느 쪽을 닮아 갈지는 다스리는 방식에 달렸습니다.
좋은 부품은 돈으로 못 삽니다. 순번이 있고, 그 앞쪽은 늘 윗자리 사람들 차지라 차례를 기다리다 죽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게 자란 사람은 자기 몸에서 어디까지가 타고난 것인지 모릅니다. 누가 몸이 좋다고 칭찬하면 대답이 한 박자 늦어집니다.
자릿세가 밀린 가게를 부수러 오는 것도 같은 조직입니다. 그래서 여기 사람들은 처음 보는 얼굴을 만나면 이름보다 어느 구역에서 왔는지를 먼저 묻습니다.
다들 이번 달을 넘기는 이야기만 하죠. 살아서 빠져나와도 총을 내려놓기까지 한참 걸립니다.

열여섯 곳을 한 곳에 한 편씩, 컨셉 아트와 함께 적었습니다.
열여섯 세계 보기고향 자연 행성하던 일 사냥꾼떠나온 까닭 맹수 출몰

타이로는 뿔 긴 붉은 사슴을 타고 숲 가장자리를 돌며 돌촉 화살로 저녁거리를 잡던 사냥꾼이었습니다.
마을의 금속은 칼 한 자루가 전부였습니다. 달마다 집을 옮겨 다니는 칼이라, 차례가 오면 아까워서 갈기만 하다 돌려줬죠.
겨울은 굶는 철이라, 사냥이 시원찮은 해에는 노인들부터 그릇을 내려놓았습니다. 어느 가을, 수레보다 큰 멧돼지가 숲에서 내려왔습니다.
옆구리에 박힌 쇳조각 둘레가 검게 썩어 있었고, 화살을 맞고도 밭과 울타리를 뭉개며 지나갔습니다. 그 뒤로 숲을 나오는 짐승이 해마다 늘었습니다.
정착지에서도 타이로는 칼을 빌려 쓰면 날을 세워서 돌려줍니다.
고향 폐허 행성하던 일 고물상떠나온 까닭 유물 소문

무너진 아파트 골목에 녹슨 수레 소리가 나면, 사람들은 고물상 덕수가 온 줄 알았습니다.
벽 하나를 뚫으면 백 년 전 누군가의 부엌이 나왔고, 덕수는 거기서 냄비며 깡통을 수레에 실었습니다. 주인은 오래전에 죽었으니 망설일 이유도 없었죠.
쓸 만한 건 기둥이 성한 구역에 있었는데, 그 길목을 막은 패거리에게 수레 짐 절반을 내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장터에 소문이 돌았습니다.
먼 땅 밑에 큰 숫자가 찍힌 둥근 철문이 있는데, 백 년째 닫혀 있다고요. 덕수는 수레를 팔아 그리로 가는 지도를 샀습니다.
덕수는 지금도 벽만 보면 두드려서 속이 빈 데를 찾습니다.
고향 공장 행성하던 일 감독관떠나온 까닭 구역 폐쇄

감독관 마렌사는 집채만 한 톱니 위 통로에 서서, 사람들이 커다란 시곗바늘에 맞춰 레버를 당기는지 내려다봤습니다.
당번표에 빈칸이 생기면 관리 기계가 그날 배급을 깎았습니다. 마렌사는 기계보다 먼저 빈칸을 찾아 이름을 채워 넣었죠.
교대가 끝나도 나사 조이던 손을 못 멈추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 손에는 식판을 쥐여 줬습니다.
그러다 당번표에 채울 이름이 바닥났습니다. 관리 기계가 그 구역 문을 밖에서 잠그고 불을 내리자, 마렌사는 마지막 교대를 데리고 승강기로 빠져나왔습니다.
정착지 벽에 종이가 붙어 있으면 마렌사는 지금도 빈칸부터 찾습니다.
고향 독성 행성하던 일 방역원떠나온 까닭 오염

방역원 카시르의 일은 포자 안개를 뚫고 온 사람을 어귀에 세워 두고, 마스크를 벗기기 전에 숨소리부터 듣는 거였습니다.
그 행성에서 제일 비싼 건 마스크 필터였습니다. 값을 못 대는 집은 쓰던 필터를 빨아 다시 꼈고, 그 집 아이들이 먼저 기침을 했죠.
숨소리가 끓는 사람은 식구가 매달려도 들이지 않았습니다. 포자 한 줌이면 곡식 창고가 하얀 곰팡이 숲이 됐으니까요.
그러다 우물물에서 곰팡내가 올라오고 들보에 솜털 같은 곰팡이가 피자, 카시르는 가진 걸 팔아 식구 수만큼 필터를 사서 행성을 떠났습니다. 카시르는 정착지에서도 잘 때 목에 마스크를 걸어 둡니다.
고향 개척 행성하던 일 측량사떠나온 까닭 계약 만료

아스힐드는 말을 타고 먼지 이는 벌판을 돌며, 말뚝과 줄로 땅 경계를 박아 넣던 측량사였습니다.
본국은 사람들을 내려놓고 연락을 끊었습니다. 절반만 올라간 건물 옆에 녹슨 크레인이 멈춰 있었고, 아이들은 그 팔에 줄을 매고 그네를 탔죠.
경계에 걸린 땅에 말뚝을 박을 때면 양쪽 집안 사람이 허리에 총을 차고 따라와 지켜봤습니다. 계약서에는 기한까지 일하면 땅을 준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기한이 차던 날 관리인은 도장 찍어 줄 본국이 없다며 그 종이를 돌려줬습니다. 정착지에 온 뒤로도 아스힐드는 발걸음으로 땅 길이를 세며 걷습니다.
고향 지하 행성하던 일 배관공떠나온 까닭 낙반

베구트는 손으로 젓는 레일 수레를 타고 얼음 밑 터널을 오가며, 새는 관을 막던 배관공이었습니다.
공기도 물도 위 구역이 먼저 받았습니다. 아래 터널 관은 늘 마지막 순서라, 전날 막은 구멍 옆에서 다음 날 새 구멍이 났죠.
옆 터널 사람들이 무사한지는 관을 두 번 두드려 보고 돌아오는 소리로 알았습니다. 어느 날 아래층 천장이 내려앉아 동료들이 갇혔습니다.
위 구역 사람들은 파내지 않고 입구를 덮었고, 베구트는 관을 타고 오던 두드림이 멎을 때까지 그 앞을 지키다 떠났습니다. 베구트는 요즘도 물통을 지나칠 때마다 두 번 두드려 봅니다.
고향 우주선 선단하던 일 갑판원떠나온 까닭 폐선

갑판원 시오미는 낡은 배와 배 사이를 밧줄 하나에 매달려 건너다니며, 배들을 묶은 매듭이 풀리지 않았는지 살폈습니다.
아이를 가지려면 배에 자리가 하나 나야 했습니다. 복도 벽에 죽은 사람의 사진이 새로 붙은 주에는 대개 갓난아이 울음이 들렸죠.
흙을 밟아 본 사람은 없었습니다. 발바닥으로 올라오는 진동만으로 어느 배 엔진이 힘이 달리는지 알았습니다.
태어난 배가 끝내 뜯겨 다른 배의 벽이 되자, 사람들은 흩어져 자리를 얻었습니다. 시오미 몫의 자리는 어느 배에도 나지 않았습니다.
발밑이 떨리지 않는 게 아직 낯설어서, 시오미는 걸을 때 자꾸 벽을 짚습니다.
고향 기업 행성하던 일 수금원떠나온 까닭 장기 압류

빚진 집 문이 열리면, 수금원 이셀라는 인사보다 먼저 손목을 잡아 남은 날수를 읽었습니다.
법원도 병원도 한 기업 간판을 달았습니다. 다치면 기업이 고쳐 주고, 값을 돈 대신 일할 날수로 손목에 적었죠.
문이 안 열리면 복도 광고판에 그 집 이름과 날수를 띄웠습니다. 날수가 밀린 집 앞에는 기업 구급차가 서지 않았으니, 문은 대개 다음 날 열렸습니다.
그러다 이셀라가 몸져누운 해에 제 날수가 밀렸습니다. 병원 침대에서 깨어나 보니 옆구리에 꿰맨 자국이 있었고, 떼어 간 콩팥 하나만큼 손목의 날수가 줄어 있었습니다.
정착지에서도 이셀라는 긴소매로 손목을 덮고 다닙니다.
고향 전체주의 행성하던 일 중매인떠나온 까닭 혼인 파기

서연은 회색 아파트 창구에 앉아, 서로 모르는 두 사람 이름을 서류 한 장에 나란히 적던 중매인이었습니다.
짝도 일자리도 당이 정했습니다. 도장 두 개가 찍히면 혼인이었고, 이튿날 복도 확성기가 새 부부의 이름을 읽었죠.
짝을 거절한 사람에게는 먼 구역으로 가라는 서류가 한 장 더 나갔습니다. 그 서류도 서연 손을 거쳤습니다.
그러다 서연의 혼인 서류가 도장 하나 빠진 채 돌아왔습니다. 확성기가 이유도 없이 파기 두 글자만 읽은 날부터, 복도에서 눈을 맞춰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누가 이름을 크게 부르면 서연은 지금도 어깨부터 움츠립니다.
고향 초능력 문명하던 일 스승떠나온 까닭 스승 사망

스승 틸네의 하루는 산꼭대기 수도원 마루에서 제자와 마주 앉아 숨을 맞추는 데 다 들어갔습니다.
정신의 힘은 스승이 제자 옆에 몇 해씩 붙어 앉아 넘겨줬습니다. 산 아래 어느 집 아이에게 힘이 깨어나면 스승들이 데려와 새 이름을 붙였죠.
힘이 없는 사람들은 수도원 부엌에서 밥을 짓고 제자들의 옷을 빨았습니다. 그러다 틸네를 가르치던 스승이 가진 힘을 다 넘겨주지 못하고 숨을 거뒀습니다.
그다음을 아는 사람이 산 위에 없었고, 틸네는 제자에게 더 건넬 게 없는 채로 돌계단을 내려왔습니다. 지금도 틸네는 누구 옆에 앉으면 그 사람 숨에 제 숨을 맞춥니다.
이주민은 날마다 한 명씩 바뀝니다. 이름은 게임에 들어 있는 이름 목록에서 골랐고, 실존 인물과 관계없습니다.
열리면 이 자리에 링크를 겁니다.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개구리에게 먹이를 주고, 타로를 뽑고, 소원을 빌어요. 차분한 힐링 클리커.
「안녕, 나의 개구리」 소개 보기